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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날은 아닙니다.

2020년 마지막 날이고 아주 친한친구의 생일이고 전기기사 결과가 나오는날이다.

곧 26살이고 친구가 좋아하는 뿌링클을 선물해주고 전기기사는 불합격했다.

 

2020년은 쥐띠의 해다. 나도 쥐띠다.

뭘해도 잘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2019년 캐나다 생활을 끝내고 들뜬 마음으로 2020년을 맞이했다. 

누구나 그렇듯 2020년 1월1일에 신년 목표를 세웠다. 

주변에 소문내야 스스로의 약속을 지킨다는 얘기를 듣고 1년이라는 시간안에 목숨걸고 전기기사를 취득한다고 여기저기 떠벌렸다.

 

달성하지 못했다. 다짐대로라면 오늘 죽어야한다.

 

코로나로 3월에 봐야했던 필기시험을 6월에 보고 6개월간 필기 공부만 하다보니 질렸었다.

그래서 실기 첫 시험에 공부 안하고 펑펑놀았다.

17점 맞았다. '공부안했으니까' 라는 말을 핑계삼아 창피하지도 않았고 자기위안의 끝판왕 이었다.

그땐 몰랐다. 연말에 우울할지............................................

 

두번째 시험에 열심히했다.

시험지 보자마자 불합격을 예상했다. 친구는 시험지 잘못 받은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어려웠다.

누군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렸고 1200여명 정도가 서명했다.

그럼에도 합격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만큼 공부 안한 내 잘못이다.

내겐 너무 어려웠어서 슬프지도 않았다. 아깝지도 않았을 점수였다. 

난이도부터 점수까지 맘에드는게 없던 시험이다.

44점.

 

세번째 시험을 준비하면서 회의감을 많이 느꼈다.

너무 공부하기 싫었다. 하기싫은데 이걸 왜하고 있나 이런 생각도 들고 이거 합격한다고 바로 취업이 되는건 아닌데..

새벽에 공부하다 핸드폰으로 다른 길을 찾아보고 요즘 개발자를 많이 채용하는걸 알게됐다.

새벽감성이란게 정말 무섭다. 뭣도 없는 내가 전기기사가 아닌 다른걸 배우면 금방이라도 취업할것 같았다.

낮은 학점속 평균을 높여준 c언어가 번뜩였지만 4년전에 지방대학에서 높은 학점을 받은 실력으론 어디가서 비비지도 못할걸 알기에 

학원을 알아봤다. 내 기억에 한달에 대충 50만원,,,?

곧 26인데 이제와서 새로운걸 하겠다고 부모님께 손벌리기 죄송해서 전기기사 책을 다시 펼쳤다.

그러곤 바로 침대로 숙면을 취하러 갔던 기억이난다. 

 

그후로도 유튜브에서 한국말 잘하는 유명한 외국인의 영상도보고 나름대로 찾아보고 조사했다.

핸드폰이 내 사생활을 침해하는지 sns 광고에 스파르타코딩?, 부트캠프? 등등 코딩과 관련된 광고들이 떴고

아이펠도 그 중 하나였다. 어떤 알고리즘을 통해 최근 검색했던것들의 광고가 내 sns에 나타는게 신기했고 더 관심을 갖게됐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던 시점이었지만 지원마감 기간은 더 얼마 안남았었다.

결국 1시간도 안걸려서 자소서를 쓰고 제출했다. 그러고 지원기간이 늘어난걸 보고 이럴줄 알았으면 시험끝나고 제대로 작성할걸 싶었다.

 

이렇게 고민하고 다른길 찾아볼 시간에 한글자라도 더 볼걸,,,

그랬으면 진짜 붙었을지 모른다. 시험이 쉬웠다... 정말..... 그런데 떨어졌다.ㅎ

쉬웠다는게 난이도가 쉽다기보단 기출문제에서 많이 나왔다는 뜻이다. 다 친숙하고 어디서 봤다. 근데 100프로 기억이 안난다..

시험이 끝난 직후 '이러다 붙겠는데?' 싶어 기분이 좋았지만 친구와 답을 맞춰보니 점수는 점점 내려갔고 화가났고 우울했다.

이러나 저러나 내가 공부 안했기 때문인걸 알기에 입 다물고  2주동안 술을 엄청먹었다.

전기기사를 취득해야 이제 취업준비 시작인데 난 도대체 뭘 믿고 공부를 안하나 싶었다. 

 

시간이 지나 아이펠 면접도 보고 합격을 했다.  합격할줄 몰랐고 이 길이 내 길이 맞나 긴가민가했다. 그래도 하고싶던게 생겨 자진해서 신청한만큼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제는 재밌었지만 오늘은 어려웠다. 사실 컴퓨터를 공부하는건지 내가 컴퓨터가 되어가는건지 모르겠다. 글에 쓰여진것만 따라하고 있는 내가 ai가 아니면 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냐고 스스로 위안 삼고있다. 이 위안은 핑계가 아닌 위안으로 끝나 아이펠 수료할 때 쯤엔 똑똑해져 있게끔 노력해야겠다!.!.!

 

반토막 맞았다. 50점.

같이봤던 친구는 54점 맞고 아침에 '자살하러감 ㅅㄱ' 라고 카톡을 남겨두곤 여태 연락이없다.

 

 

2021년 목표 : 아이펠 열심히해서 블로그에 글 쓸 소재 많아지기! 취업하기!